안영환이 한옥에 빠져 인생을 바꾼 사연

방송에서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는 인물이 있습니다.

‘이웃집 백만장자’에 출연해 화제를 모은 락고재의 안영환 회장인데요.

지금이야 한옥 스테이가 흔하지만, 그가 처음 이 개념을 시작할 당시만 해도 한옥을 호텔로 만든다는 발상 자체가 없었습니다.

서울 북촌에서 안동 하회마을까지, 35년에 걸쳐 한옥 하나에 인생을 건 그의 이야기를 풀어보겠습니다.

컴퓨터공학 전공자가 왜 한옥에 꽂혔을까

이력만 보면 한옥과는 전혀 연이 없어 보이는 인물입니다.

1980년대 미국에서 컴퓨터공학을 공부하고 글로벌 IT 기업에서 시스템 엔지니어로 근무했던 그가, 어쩌다 전통 한옥에 인생을 걸게 됐을까요.

귀국 후 부동산 개발업에 뛰어든 그는 서울 마포의 낡은 한옥 부지를 맡게 됐는데, 집주인이 이를 헐고 빌라를 짓겠다고 하자 오히려 아까운 마음이 들었다고 합니다.

결국 직접 그 한옥을 임대해 한정식집을 운영하기 시작했는데, 130년 된 건물의 콘크리트를 걷어내고 원래 골조를 마주한 순간 완전히 매료됐다고 하네요.

잘나가던 IT 업계와 부동산 개발업을 뒤로하고 낯선 길로 방향을 튼다는 게 말처럼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텐데, 이 과감한 전환이 오늘날 한옥 호텔이라는 새로운 산업을 만들어낸 셈입니다.

가회동 낡은 한옥이 국내 최초 한옥 호텔로

한정식집을 운영하며 한옥의 진짜 가치는 ‘머무는 경험’에서 나온다는 걸 깨달은 안 회장은, 2003년 서울 종로구 가회동의 오래된 한옥을 사들여 복원 끝에 국내 최초 한옥 호텔 ‘락고재 서울 본관’을 열었습니다.

외국인 투숙객이 낯설어할 만한 화장실 위치나 침구 문제까지 세심하게 손봤다는 게 특징이었죠. 이후 북촌 일대로 사업을 넓혀 락고재 북촌 빈관과 컬처 라운지 애가헌까지 문을 열었습니다.

20년을 쏟아부은 안동 하회의 필생 역작

안 회장이 스스로 “필생의 역작”이라 부르는 곳이 바로 안동 하회마을 인근의 락고재 하회 한옥호텔입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지역 안에 자리 잡은 만큼 인허가 절차부터 남달리 까다로웠고, 준비 기간까지 합치면 약 20년, 실제 공사에만 15년이 걸렸다고 합니다.

약 5,000평 부지에 20여 채의 독채 기와집이 들어섰고, 창덕궁 후원의 정자를 그대로 재현한 공간도 마련돼 있어 마치 궁궐을 산책하는 듯한 기분마저 듭니다.

특히 한옥 지을 목수가 부족하다는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려고 아예 안동에 한옥학교를 세워 대목장·소목장 80여 명을 직접 길러낸 대목은, 사업가라기보다 장인의 집념에 더 가까워 보입니다.

외국인 손님 90%, 여전히 뜨거운 화제성

락고재 서울 본관은 투숙객 열 명 중 아홉 명이 외국인일 정도로 해외에서 먼저 인정받은 곳입니다.

최근에는 유명 걸그룹과 명품 브랜드의 화보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국내 2030세대 방문객도 눈에 띄게 늘었다고 하고요.

특히 안동 하회 한옥호텔은 한일 정상회담이 열린 장소로도 알려졌고, 일본 정치권 인사가 이곳을 극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다시 화제의 중심에 섰습니다.

이쯤 되면 단순한 숙박시설이라기보다 한국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하나의 무대 역할을 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마무리하며

2018년부터는 아들 안지원 부사장이 경영에 합류하면서 2대에 걸친 한옥 호텔 이야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숙박업이라기보다 문화유산을 후대에 물려주겠다는 철학이 지금의 락고재를 만든 원동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국내 여행이나 외국인 손님 접대를 계획 중이시라면, 이런 뒷이야기를 알고 방문하면 훨씬 특별한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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